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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특 적용 갈래복합11 [0105 : 임진록]

글쓴이 : 양건율65 날짜 : 2020-04-29 (수) 00:03 조회 : 2216

2020 수특 적용 갈래복합11 [0105 : 임진록]



(가)

백관이 주 왈,[뭇 신하들이 말씀을 올리기를]

“만민이[왜, 즉 일본의 백성들을 가리킵니다] [조선의 사명당이 일으킨 도술로 인해] 다 물에 빠져 죽고 남은 백성이 마자 함몰케 되었사오니 원컨대 전하는[왜왕을 가리킵니다] 급히 처치하소서.”[사명당의 도술로 일본 백성들이 물과 관련된 수난을 겪어 그 피해가 심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02①)]

왜왕이 서안(書案)을[책상을] 치고 방성대곡 왈,[크게 소리 높여 울며 말하기를]

“방금 사세 여차(事勢如此)하니[지금의 상황이 그와 같으나] 경 등은 염려치 말라. 내 어찌 만민을 구치 아니하리요.”[구하지 않으려 하겠는가]

하고 칼을 들어 자문(自刎)*코자 하거늘[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거늘] 신하 호걸산이 급히 들어와 읍주 왈,[엎드려 울먹이며 말하기를]

“전하는 아직 옥체를 보중하소서.” / 하고 칼을 쥐고 문무백관이[문관과 무관 모두가] 한가지로 사명당 앞에 나아가 복지 왈,[땅에 엎드려 말하기를]

“소국왕이[저희 왜왕이] 무도하여[도리를 알지 못해] 부처님을[사명당을 가리킵니다] 모르고 사죄(死罪)를[죽을 죄를] 지었사오니 복걸[애걸하옵건데] 부처님은 덕택을 드리워[덕을 널리 베푸시어] 소국왕의 죄를 사(赦)하시고[죄를 용서해 주시고] 억만창생을 살리소서.”

하고 일시에 머리를 조아려 통곡하며 일제히 손을 고쳐 축수하거늘[손을 모아 빌거늘] 사명당이 대로하여[크게 노하여] 꾸짖어 가로되,

“빨리 왜왕의 머리를 버혀 들어[베어 가지고 와서] 생령의[그나마 살아 남은 백성들의] 도탄을[도탄 : 진구렁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몹시 곤궁하여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 면하라.”[사명당은 실제 역사 속 인물이지만, 사명당이 이렇게 왜를 곤란하게 만든 사건이 실제로 발생한 사건은 아니기에, 본 글이 역사적 사건에 허구를 가미한 역사 소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역사 소설과 관련하여, ‘문제 05번의 <보기>’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 소설은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실제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갈등을 형상화한 소설이며, 그중에서 영웅적 능력을 지닌 인물이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를 역사 영웅 소설이라고 한다. 고전 소설에서 역사 소설은 현실과 다른 방향의 사건 전개를 통해(실제 역사에서 왜는 조선을 무참하게 침범하였습니다) 외적에 대한 (백성들의) 적개심, 지배층의 무능함에 대한 (백성들의) 비판 의식 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가)는 사명당을 비롯한 임진왜란 당시 실존 인물들의 활약상을 연대기적 구조로 그려 낸 역사 영웅 소설로서 당대 민중의 울분을 구국 영웅을 통해 허구적으로 형상화하여 심리적 보상을 얻고 있다. … ”]

백관이 고두[머리를 조아리고] 사죄 왈, / “소신 등이 원컨대 왕명을 대신하여 각각 머리를 베어지이다.”[베겠습니다]

하거늘 사명당이 그제야 노를 잠깐 그치고[화를 잠깐 풀며] 이르되,

“너의 정성을 감동하여 아직 용서하나니 빨리 왜왕을 결박하여 대하에[내 앞에] 꿇리라. 불연즉[그리하지 않는다면] 왜왕의 머리를 버혀 가지고 일본을 탕멸하리라.”[모조리 멸망시키리라]

중관이[‘중관’은 ‘내시’ 혹은 ‘조정의 관리’를 가리킵니다] 차언을[사명당의 이와 같은 말을] 듣고 왜왕에게 돌아가 그 수말을 고하니 노산홍이 주 왈,

“사세 위급하오니 전하는 부처의[사명당의] 말대로 하시면 생령을 보전하려니와 만일 지완하면[만일 지체하신다면] 대화(大禍) 당도하리이다.”[큰 화가 발생할 것입니다]

왕이 노산홍의 손을 잡고 통곡 왈, / “과인이 일찍 경의 말을 들었던들 어찌 오늘날 환을[이러한 재앙을] 만나리요.”[노산홍이 왜왕에게 조언을 했으나 이를 왜왕이 수용하지 않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02②)]

하고 하릴없이 흰옷을 입고 스스로 결박하여 문무백관을 거느려 항표(降表)를[항복 문서를] 가지고 사명당 앞에 나아가 복지 청죄(伏地請罪)한대[땅에 엎드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벌을 청하니] 사명당이 고성대매(高聲大罵)* 왈,[크게 소리쳐 꾸짖으니]

“왜왕은 들으라. 너희 나라가 근본 [중국] 진시황(秦始皇)의 신하로 동남동녀[소년 소녀] 오백 인을 배에 싣고 방장(方丈) 봉래(逢萊) 영주(瀛州) 삼신산(三神山)에[방장, 봉래, 영주, 삼신산 등은 모두 전설 속의 공간들입니다] 들어가 불사약(不死藥)을[죽지 않는 약을] 얻으러 가노라 하고 천자를 속이고[과거 진시왕은 불사약을 구하기 위해 소년 소녀 수백 명을 전 세게에 보냈다고 합니다] 이곳에 도망하여 거짓 신선이라 칭하고 여러 대를 평안히 지내매 또한 조선 덕택이요,[본 글이 일본을 ‘진시황의 신하들이 불사약을 구하다가 도망하여 세운 나라’로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02③)] [왜왕인] 너도 또한 천상 익성(天上翼星)으로[천상의 한 신선으로] 반도회(蟠桃會)에 참예하여 월궁항아(月宮姮娥)를 희롱한 죄로 상제께 득죄하고 인간에 적거(謫居)하여[인간 세상에 적강하여(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내려와)] 대왕이 되었거늘[본 글이, 왜왕을 본래 천상의 인물이었지만 죄를 지어 적강한 인물로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임자년에 외람한[분수에 지나치는] 의사를 내어 조선을 침노하여 생령을 많이 살해하매[죄를 지어 천상에서 쫓겨난 주제에, 다시 또 큰 죄를 저질렀으니 ▶ 천상에서 죄를 짓고 적강하였음에도 불구하도 또 죄를 지었다고, 사명당이 왜왕을 꾸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02④). 그리고 임자년의 이러한 조선 백성 살해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에 기초한 것이기에, 본 글과 관련하여, “실존 인물이었던 사명당이 왜왕에게 실제 역사적 사건인 ‘임자년에 외람한 의사를 내어 조선을 침노’했다고 꾸짖는 장면으로 미루어, (가)는 역사적 현실을 소재로 다른 방향으로 사건을 전개하여 민중의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고(사명당이 왜의 백성들을 무수히 죽이는 모습은 바로 이러한 적개심을 대변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할 것입니다(05①)] 상천(上天)이[옥황상제께서] 진노하사 극벌(極罰)을 내려 너희 장졸을 다 멸하였거늘 네 아무리 속객(俗客)이 되었은들[세속의 사람이 되었다 하여] [네가 천상에서 지은 죄를] 아득히 알지 못하고 조선을 침범코자 뜻을 다시 내매[상제의 벌을 받아 장졸들이 다 죽고 말았음에도 왜왕이 다시 조선을 침범하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제 노하사 사해용왕을 주시고[나에게 보내 주셔서] 너희 죄상을 물으라 하시매 내 특별히 문죄하나니[죄를 묻게 된 것이니] 어찌 감히 [내 명을] 거역하느냐, 빨리 머리를 베어 들이라.”

왜왕이 돈수[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며] 청죄[자신의 죄를 벌해 달라 요청하는 가운데] 왈, / “소왕이 밝지 못하여 천위(天威)를[상제의 위력을] 범하였사오니 덕택을 드리워[덕을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소서.”

사명당 왈, / “네 이제는 순종할쏘냐.”

왜왕이 사죄 왈, / “수화중(水火中)이라도[그 어떤 고난을 내리신다 해도 제가 ▶ ‘수화중’의 ‘수화’는 ‘물불’을 뜻하는 말로, ‘어려움이나 위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어찌 사양하리이까.”

사명당 왈, / “네 그러면 예단(禮緞)을랑 말고[비단이 아닌] 인피(人皮)[사람의 가죽] 삼백 장씩 매년 진공(進貢)하라.”[매년 조선에 바치거라 ▶ ‘인피’는 사람의 가죽으로, 사람의 가죽을 얻으려며 사람을 죽여야만 하기에, ‘인피 삼백 장’은 ‘일본 백성 삼백 명의 목숨’을 가리킬 것입니다. 사명당의 이러한 가혹한 요구는 왜란으로 인해 가혹한 피해를 봤던 당대 조선 백성들의 보상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기에(‘조선 백성들이 살해 당한만큼 일본 백성들도 살해 당해야 한다’), 본 대목과 관련하여, “사명당이 일본의 탕멸을 면해 주면서 ‘인피 삼백 장씩 매년 진공하라.’라고 명한 것으로 미루어, (가)는 당시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난에 대해 대가를 받는 장면을 허구적으로 형상화하였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상 심리가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할 것입니다(05②)]

왜왕이 이 말을 듣고 주저하여 진시 답지 못하거늘[바로 답을 못하거늘] 백관이 주 왈, / “전하는 근심 말으시고 윤종*하소서.”[그저 사명당의 말을 순순히 따르소서 ▶ 왜의 관리들이, 왜왕이 사명당의 요구에 순종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기에, “왜왕은 관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명당의 지시에 순종하고자 문서를 작성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02⑤)]

왕이 마지못하여, / “그대로 하리이다.”

하거늘 사명당이 또 이르되, / “그러면 문서를[항복 문서를] 써 올리라.”

왜왕이 이에 문서를 써 올리거늘, / 사명당 왈, / “차후는 생심도 외람한 뜻을[이후로는 조금도 분수에 어긋나는 마음을] 두지 말라.”

왕이 돈수 청명하거늘[머리를 땅에 조아리며, 사명당의 명을 받드니] 이에 [사명당은] 용왕을 불러 왈,

“이제 왜왕이 항복하매 죄를 사하였으니 용왕은 풍운뇌우(風雲雷雨)를 거두라.”[바람, 구름, 천둥, 비를 이제 그만 멈추게 하거라 ▶ 일본 백성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주고, 왜왕마저 항복 시킨 사명당의 이러한 모습은, 왜에게 무참히 당했던 당대 백성들의 울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을 것이기에, “사명당의 능력으로 일본 백성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왜왕이 항복하’는 장면으로 미루어, (가)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의 활약을 통해 우리 민중의 울분을 해소하는 점에서 역사 영웅 소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할 것입니다(05③)]

하니 즉시 천지 명랑하고[낡이 맑아지고] 일색이 조요하니[해가 환하게 비치니] 일본 군신 백성이 저마다 놀라고 칭찬하며 [사명당을 가리켜] 과연 생불이라[살아 있는 부처라] 하더라.


- 작자 미상, 「임진록(壬辰錄)」


*자문: 스스로 자신의 목을 베거나 찌름. 또는 그렇게 하여 죽음. *고성대매: 크고 높은 목소리로 호되게 꾸짖음.

*윤종: 남의 말을 좇아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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