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방문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신 교수와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 비례대표 후보10명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야가 총선에 나설 선수를 대부분 확정하고 후보 등록을 시작함으로써 선거 채비를 서두르는 당일 청와대가 '총선과의 거리 두기'를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다른 업무는 하지 말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및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업무에만 전념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선거와 관련해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청와대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참모들 역시 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왔던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지시는 별반 새로울 게 없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시 내용보다는 이 같은 지시가 나온 시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에 뿌리를 둔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시민당이 비례투표 용지 위 칸에 오도록 민주당이 의원을 꿔주는 행태나 민주당 공천에서 밀려난 인물과 다수의 친(親)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들이 열린민주당에 모이는 모습은 정당정치의 퇴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문 대통령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자충수에 우려가 컸으나 그동안 이를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으로서는 친문(친문재인) 표심을 조금이라도 더 얻고자 자신의 이름을 끌어다 쓰는 행태만큼은 묵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에 있던 참모들이 열린민주당으로 간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시민당이나 열린민주당에 대한 모든 질문에는 입장이 없다는 것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민당이든, 열린민주당이든 그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